
1년 뒤. '달빛한잔'은 그 동네에서 '웨이팅 없이는 못 가는' 맛집이 되었다.
여전히 4.43평의 주방이었고, 여전히 12평의 홀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감성' 때문에 오지 않았다. "그 집은 음식이 깔끔하고, 주문하면 5분 만에 나와"라는 '신뢰' 때문에 왔다.
김철수는 가게 한편에 작은 사무실을 얻었다. 그는 '달빛한잔' 2호점의 도면을 직접 그리고 있었다.
그가 그리고 있는 것은 '홀'이 아니었다.
그는 4.43평에서 배운 그 '엔진'을, 5평짜리 주방에 완벽하게 이식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사장님, 아니... 김 대표."
한지원이 커피를 들고 그의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 도면... 괜찮네요. 근데 퇴식 동선이랑 냉동 창고 라인이 겹치네요. 수정해요."
"아...!"
김철수가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그는 더 이상 감성만 팔던 '장사꾼'이 아니었다.
그는 4.43평의 지옥에서, '시스템'이라는 천국을 발견한 '사업가'가 되어 있었다.
그의 책상에는 1년 전, 한지원이 냅킨에 그려주었던 'L'자 화살표가 코팅되어 붙어 있었다. 그의 지옥이자, 그의 천국이었던, 그 작은 시작점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