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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손님 지갑은 가게 '밖에서' 열립니다
  • 진익준 논설위원
  • 등록 2025-08-30 20:24:00
  • 수정 2025-08-30 20: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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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게 밖’ 3대 전선(戰線), 승기를 잡아라!
  • 승리의 공식: 치명적인 ‘일관성의 인력(引力)’

[글로벌 외식정보=진익준 ]



사장님들, 오늘도 가게 바닥을 쓸고 닦고, 상품 진열에 혼신의 힘을 다하셨습니까? 매장 음악은 뭘로 할지, 직원 유니폼은 어떤 색이 좋을지 고민하며 밤잠을 설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 정성, 참으로 갸륵하고 중요합니다. 하지만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 모든 것은 축구로 치면 이미 우리 골문 앞까지 쳐들어온 공격수를 막아내는 ‘수비 전략’에 불과합니다. 진짜 승패는 저 멀리, 가게 밖 보이지 않는 미드필드에서 결정됩니다.




"고객은 가게 안이 아니라 밖에서 지갑을 연다."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요? 허황된 소리 같지만, 이것이 바로 오늘날 소매업의 가장 냉혹한 진실입니다. 고객의 구매 결정은 가게 문고리를 잡기 전에 이미 90% 끝난다는 뜻입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요즘 소비자들은 영리하고 또 게으릅니다. 


모든 가게에 들어가는 수고를 감수하느니, 가게 밖에서, 혹은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 화면으로 당신의 가게를 3초간 훑어보고는 재빨리 판결을 내립니다. ‘아, 여긴 나랑 상관없는 곳’ 또는 ‘오, 여긴 한번 들어가 볼 만한데?’.


일단 고객이 ‘상관없는 곳’이라며 마음의 셔터를 내리는 순간, 그 안에 전 세계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갖다 놓았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건 없는 가게나 마찬가지입니다. 고객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굳게 닫힌 마음의 빗장을 열게 만드는 것. 이 ‘가게 밖’에서 벌어지는 소리 없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이 시대 사장님들의 핵심 과제입니다.



‘가게 밖’ 3대 전선(戰線), 승기를 잡아라!


그렇다면 당신의 잠재 고객을 우리 가게로 끌어오기 위한 전쟁은 어디서 벌어지는가. 주요 전선은 세 곳입니다.


제1전선: 3초의 승부, 쇼윈도


쇼윈도는 그저 물건을 늘어놓는 창고가 아닙니다. 우리 가게의 정체성을 3초 안에 압축해서 보여주는 ‘얼굴’이자, 한 편의 영화 예고편입니다. 길을 걷는 잠재 고객은 쇼윈도를 스치며 무의식적으로 묻습니다. “①도대체 뭘 파는 집이야?”, “②누구 좋으라고 파는 건데?”, “③그래서, 내 스타일이야 아니야?”


이것저것 다 꺼내놓은, 욕심 가득한 쇼윈도는 “아무나 와서 아무거나 사세요”라고 외치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합니다. 누구의 마음에도 박히지 못하죠. 반면, 명확한 컨셉과 스토리를 담아 딱 몇 가지만을 보여주는 쇼윈도는 지나가는 사람의 뒤통수를 잡아채는 강력한 호기심을 유발합니다. 쇼윈도는 판매대가 아니라, 우리 가게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무대여야 합니다.


제2전선: 보이지 않는 가게, 온라인


요즘 고객들은 발품보다 손품을 먼저 팝니다. 가게를 방문하기 전에 인스타그램, 네이버 플레이스, 블로그 후기를 샅샅이 훑어봅니다. 이것이 바로 당신의 ‘디지털 쇼윈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비극이 발생하곤 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은 기껏 공들여 내추럴 감성으로 꾸며놨는데, 인스타그램 계정은 조잡한 폰트로 도배된 사진으로 가득하다면? 고객은 혼란에 빠집니다. “뭐야, 사진이랑 완전 딴판이잖아?” 이 사소한 불일치가 신뢰에 균열을 내고, 방문하려던 마음을 꺾어버립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영혼이 따로 놀면, 고객은 귀신같이 알아챕니다. 고객이 어디서 당신을 만나든, 일관된 하나의 목소리와 분위기를 경험하게 해야 합니다.


제3전선: 그 동네의 ‘결’을 읽어라


가게는 홀로 존재하는 섬이 아닙니다. 당신이 뿌리내린 그 거리의 분위기, 그 동네의 ‘결’과 주변 가게들은 가장 강력한 아군이 될 수도, 혹은 최악의 훼방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자유분방한 스트릿 브랜드를 팔고 싶다면 당연히 홍대나 성수동으로 가야 합니다. 그곳을 채운 다른 가게들과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 자체가 당신 브랜드의 가치를 증명하는 살아있는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약 똑같은 가게를 고급 명품 매장이 즐비한 청담동 한복판에 연다면 어떻게 될까요? 가게는 주변과 어울리지 못하고 생뚱맞은 외딴섬이 되어버릴 겁니다. 내 가게의 컨셉이 주변 상권의 ‘결’과 시너지를 내는지, 아니면 불협화음을 내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승리의 공식: 치명적인 ‘일관성의 인력(引力)’


이 세 곳의 전쟁터에서 모두 승리하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을 ‘컨셉의 명확성’과 ‘메시지의 일관성’이 만들어내는 치명적인 ‘인력(引力)’, 즉 끌어당기는 힘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가게는 [ B. 이런 취향을 가진 고객 ]을 위한 [ A. 이런 카테고리의 상품 ]을 파는 특별한 공간이다.”

이 문장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정의하는 것이 ‘컨셉의 명확성’입니다. 그리고 이 단 하나의 문장을 쇼윈도, 인스타그램, 가게의 위치, 인테리어, 직원의 말투에까지 일관되게 녹여내는 것이 ‘메시지의 일관성’입니다.


고객이 인스타그램의 감성적인 사진에 끌리고, 길을 걷다 마주친 쇼윈도에서 비슷한 분위기를 느끼고, 가게가 풍기는 아우라가 그 동네의 결마저 닮았다고 판단할 때. 바로 그 순간, 강력한 신뢰와 호기심의 스파크가 튑니다. “아, 이 가게는 ‘진짜’구나.” 이 깨달음과 함께, 고객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결제가 끝난 겁니다. 가게 문을 여는 행위는 그저 확인 도장을 찍으러 들어오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니 이제부터 가게 ‘안’을 어떻게 꾸밀지 고민하기 전에, 가게 ‘밖’에서 세상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 것인지부터 처절하게 고민하십시오. 당신의 쇼윈도와 온라인 계정, 그리고 가게가 들어선 그 동네의 ‘기운’이야말로, 월급 한 푼 받지 않고 24시간 내내 고객의 지갑을 열기 위해 일하는 당신의 가장 유능한 영업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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