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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집은 하루에 몇 그릇을 팔아야 망하지 않을까?
  • 진익준 논설위원
  • 등록 2025-11-22 09:31:45
  • 수정 2025-11-22 09: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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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외식정보=진익준 논설위원]





경영은 '감'이 아니라 '숫자'로 하는 것입니다. 앞서 우리가 논의한 모든 전략(창업 비용, 메뉴 엔지니어링, 접객)이 결국 이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그래서, 하루에 몇 그릇을 팔아야 망하지 않는가?"



이것이 바로 손익분기점(BEP, Break-Even Point) 분석입니다. 30평 추어탕집을 기준으로, 이 '생존선'이 어디에 있는지 냉철하게 계산해 드립니다.



추어탕집의 손익분기점(BEP) 분석: 하루에 몇 그릇을 팔아야 하는가?




1. [도입] 숫자의 냉혹함: BEP란 무엇인가?


손익분기점(BEP)은 말 그대로 '수익(매출) = 비용(지출)'이 되어, 이익이 정확히 '0원'이 되는 지점입니다.

이 숫자를 넘어서는 순간부터 '이익'이 발생하고, 이 숫자에 미달하면 '적자'가 누적됩니다. 예비 창업가에게 BEP는 매일 넘어야 하는 '생존의 허들'입니다.




2. [핵심 가정 1] 30평 매장의 '월 고정비'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


BEP를 알려면, 가게 문을 열든 닫든 매월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Fixed Costs)을 먼저 확정해야 합니다. (이전 '창업 비용 분석'의 운영 예비비 항목을 기준으로 합니다.)



  • 컨설턴트 조언: 추어탕집은 김치, 시래기 등 '준비(Prep)' 과정이 복잡해 주방 인건비가 생각보다 높게 책정됩니다. 사장님 본인의 인건비를 제외한 순수 '직원' 비용입니다.



  1. 월 임차료 (Rent): B급 상권 30평 기준 = 약 3,000,000원

  2. 월 인건비 (Labor Cost): 홀 2명, 주방 3명(보조 포함) 기준 = 약 8,000,000원

  3. 공과금 및 기타 경비 (Utilities & Misc.)

  • 가스/전기/수도 (뚝배기 가열, 육수 끓이기로 가스비 높음) = 1,500,000원

  • 통신, 보안, 보험, 세무 등 기타 비용 = 1,000,000원

  • (소계) = 약 2,500,000원




[월 고정비 총합] 300만 (월세) + 800만 (인건비) + 250만 (기타) = 월 1,350만 원 (※ 계산의 편의를 위해 월 1,300만 원으로 설정)



매출이 0원이어도, 매월 1,300만 원은 사장님 통장에서 빠져나갑니다.




3. [핵심 가정 2] '공헌이익률' (얼마가 남는가?)


다음은 '변동비(Variable Costs)'입니다. 추어탕집에서 변동비는 곧 '식자재 원가'입니다.


  • 이전 '수익 구조 분석'에서 추어탕집의 식자재 원가율을 평균 40%로 설정했습니다.

  • 이는 10,000원어치를 팔면 4,000원이 식자재 값이고, 6,000원(60%)이 남는다는 의미입니다.

  • 이 남은 6,000원(60%)이 바로 '월 고정비'를 감당하고 '순수익'을 내는 재원이 되며, 이를 '공헌이익률(Contribution Margin Rate)'이라고 부릅니다.




4. [BEP 계산] 최소 월 매출 (생존을 위한 1차 목표)



이제 간단한 공식으로 월 BEP 매출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월 BEP 매출] = 월 고정비 / 공헌이익률

13,000,000원 / 0.60 (60%) = 21,666,666원



네. 냉혹한 숫자입니다. 30평 추어탕집 사장님은 매월 최소 약 2,170만 원의 매출을 올려야 '본전(이익 0원)'입니다. 이보다 적게 팔면 적자입니다.




5. [시나리오 분석] The Core: "그래서, 하루에 몇 그릇?"



'월 2,170만 원'은 막연합니다. 이것을 우리가 앞서 설계한 '메뉴 전략'과 연동하여 '하루 목표'로 쪼개야 합니다.



시나리오 A: [실패 시나리오] "추어탕'만' 파는 가게" (접객 전략 실패)



  • 고객들이 사이드 메뉴나 주류 주문 없이, 1인 1추어탕(13,000원)만 주문하고 가는 경우입니다.





  • 객단가 (1인당 평균 매출): 13,000원

  • 월 BEP 고객 수: 21,700,000원 / 13,000원 = 약 1,669명

  • 일 BEP 고객 수 (30일 운영): 1,669명 / 30일 = 약 55.6명



[결과 A] 매일 56명의 손님에게 추어탕 56그릇을 팔아야 겨우 본전입니다.



시나리오 B: [성공 시나리오] "전략(튀김/주류)'을' 파는 가게" (접객 전략 성공)


  • 메뉴판과 접객 전략이 성공하여, 2인 고객 3팀 중 1팀(약 33%)이 '추어 튀김(15,000원)'과 '막걸리(5,000원)'를 추가 주문하는 경우입니다.

  • (1인 고객: 13,000원 / 2인 고객(실패): 26,000원 / 2인 고객(성공): 46,000원)

  • 이 경우, 가게의 전체 평균 객단가(1인당 평균 매출)는 약 18,000원까지 상승합니다.

  • 월 BEP 고객 수: 21,700,000원 / 18,000원 = 약 1,205명

  • 일 BEP 고객 수 (30일 운영): 1,205명 / 30일 = 약 40.2명



[결과 B] 매일 40명의 손님을 받아 '전략적 주문'을 이끌어내면 본전입니다.





6. [결론] 본질의 재정의


숫자는 명확한 전략을 제시합니다.


  • 시나리오 A(56명)와 시나리오 B(40명)의 차이는 '하루 16명의 고객'입니다.

  • 매일 16명의 신규 고객을 더 유치하는 것은 '마케팅'의 영역이며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 하지만 이미 방문한 40명의 고객에게 '추어 튀김'을 제안하여 객단가를 높이는 것은 '시스템(메뉴판, 접객)'의 영역이며 훨씬 더 안정적입니다.



결국 추어탕집 경영이란 '하루 56그릇의 추어탕을 팔기 위해 노동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40팀의 고객에게 어떻게 더 높은 가치(튀김/주류)를 제안할 것인지 설계하는 경영'입니다.



앞서 우리가 분석한 '사이드 메뉴'와 '접객 전략'이 단순한 '추가 이익'의 문제가 아니라, 가게의 '생존' 그 자체와 직결되어 있음을 이 BEP 분석이 증명합니다.


당신이 다른 업종을 계획하고 있더라도 그 업종의 본질과 시스템, 숫자를 알아야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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