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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리로 사람을 살립니다”
  • 안형상 기자
  • 등록 2025-05-22 05:55:57
  • 수정 2025-05-22 06: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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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情)과 정성(精誠)으로 피워낸 밥상의 기적 – 인천 ‘정밀한정식’ 이복순 대표의 이야기
  • [글로벌 외식정보=안형상 기자 / 발행인]

[글로벌 외식정보=안형상 기자/ 발행인]


사진=정밀(情meal) 한정식  이복순대표

인천 부평구 십정동. 열우물경기장 뒤편, 함봉산 자락의 고요한 마을 끝자락에 갈색 벽돌로 지어진 단층 건물이 있다.
‘정밀한정식’—이름부터 남다른 이곳은 단순한 한정식 식당이 아니다.
 이곳에는 삶의 고비를 딛고 일어난 한 여인의 눈물, 이웃을 향한 따뜻한 손길, 그리고 고객을 위한 진심 어린 정성이 깃들어 있다.


■ 새벽이슬을 닮은 손길, 고객을 위한 하루의 기도


매일 새벽 3시. 부엌 불을 켜기 전, 이복순대표(장인)는 두 손을 모은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밥상을 차리게 해주세요.”

고객을 떠올리며 아침 기도로 하루를 여는 그녀의 일상은 10년 넘게 한결같다.
시장에 직접 발걸음을 옮겨 재료 하나하나를 눈으로 고르고, 돌아와선 조용히 칼을 잡는다.
그녀는 스스로를 ‘요리사’가 아닌 ‘밥상 장인’이라 말한다.

“손님 한 사람, 한 상에 내 마음을 담아야 직성이 풀려요.
사람이 밥을 먹는 게 아니라, 정을 먹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녀의 요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을 넘어선다.
그 안엔 사랑, 기도, 그리고 오래된 인내가 담겨 있다.



■ ‘정밀(情meal)’—밥상 위에 핀 정성과 품격


‘정밀한정식’이라는 이름에는 깊은 뜻이 숨어 있다.
‘정(情)’을 담은 ‘밀(Meal)’, 곧 ‘마음을 나누는 밥상’이라는 의미다.


탁 트인 메인 홀과 14개의 개별 룸이 프라이빗한 공간을 제공하며,
손님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의 감동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그녀는 이 공간을 단순한 외식업장이 아니라, ‘정을 나누는 식탁’이라 부른다.

대표 메뉴인 ‘정밀스페셜’은 소갈비찜, 간장게장, 보리굴비, 돼지불백, 쭈꾸미볶음, 꼬막무침 등 여섯 가지 메인이 차려지는 진수성찬이다.
짠맛을 줄이고 감칠맛을 살린 간장게장, 살이 발라져 나오는 보리굴비, 그리고 매일 바뀌는 청국장과 된장국…
손맛에서 비롯된 정성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셀프바에는 도토리묵, 잡채, 가지튀김, 연근무침 등 손수 만든 반찬들이 푸짐하게 차려지고,
후식으로는 매실차와 계절 과일이 제공된다.


15,000원부터 59,000원까지 구성된 다양한 가격대는 가족모임, 상견례, 부모님 외식에 제격이다.



■ 폐업 직전에서 일으킨 기적…

“절망해도, 나눔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9년 전. 남편의 사업 실패로 삶은 무너졌다.
압류 딱지가 붙은 집, 빼앗긴 명의, 사라진 자금…
세 아들과 함께 막막한 현실 속에서 그녀는 스스로를 다잡았다.

“당신이 쓰러지면 우리 다 끝이에요. 죽으려 하지 말고 같이 다시 시작해요.”

그 한마디로 다시 일어선 이 대표는, 빚을 내어 인천 서구 가좌동에서 작은 ‘막국수’ 식당을 열었다.
매출은 하루 10만원. 하지만 그녀는 매일 지역 어르신들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했다.
“장사는 안 돼도, 나눔은 멈출 수 없었어요.”

정성과 손맛은 결국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번졌고, 하루 500만원의 매출로 이어졌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의 직격탄으로 다시 위기를 맞았다.
폐업 직전, 그녀를 도운 또 한 사람—퇴직 공무원의 제안으로 시작한 도시락 납품이 정밀을 다시 살려냈다.
지금도 하루 700개의 도시락이 관공서와 단체에 납품된다.


■ “돈보다 먼저인 건, 사람입니다”


‘정밀한정식’은 지금도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 지역 어르신 50여 명에게 따뜻한 밥상을 대접한다.
생일상, 문화센터 도시락, 경로당 식사… 모두 무료다.

서구노인복지관 정서연 관장은 말했다.
“정밀의 밥상은 단순히 ‘한 끼’가 아닙니다. 감동입니다. 눈물을 흘리는 어르신이 많습니다.”

이복순 대표는 담담히 말한다.
“오빠도, 부모님도 늘 그렇게 사셨어요. 그게 내가 배운 삶이에요.


■ 명인의 길, 가족의 꿈, 그리고 전국으로 퍼지는 ‘정밀’의 감동


이복순 대표는 지금도 매일 요리하며, 고객을 위한 감사의 작은 기도를 잊지 않는다.
그녀에게 요리는 생계 수단이 아닌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세 아들 또한 강원도 홍천(방앗간 막국수)에서 각각 막국수 식당을 운영하며,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올해, 그녀는 ‘정밀한정식’이라는 이름으로 10개의 가맹점을 전국에 세우려 한다.
그 목적은 단순한 수익이 아니다.
한 끼의 정성과 따뜻한 나눔, 그리고 감사의 정신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간절함이다.

“정말 많이 받았어요.
이제는 돌려드려야죠.
우리 가족이 함께 걸어온 이 길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요.”


사진=정밀(情meal) 한정식  이복순대표


■ 시련 끝에 핀 정(情)의 밥상


이복순 대표의 인생은 단 한 번도 순탄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절망 속에서도 나눔을 멈추지 않았고, 눈물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

이제 그녀의 밥상은 가족이라는 뿌리 위에 단단한 나무로 자라고 있다.
그리고 그 나무는 앞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따뜻한 그늘이 될 것이다.


‘정밀한정식’—그곳에는 단지 맛있는 밥상이 아니라, 사람이 있고, 이야기가 있고, 눈물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사와 감동, 그리고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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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찾기

예약 전화 : 032-577-5889/ 010-5698-4102

0507-1476-5891안내

주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십정동 함봉로 25(지번 십정동 138-52)

영업시간: 영업 전11:00에 영업 시작

가격: 정밀스페셜 59,000소갈비찜정식 3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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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글로벌외식정보 안형상 기자


사진. 정밀한정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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