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외식정보=안형상 기자]
사)한국외식창업교육원 베이커리R&D 분과 이사
“진정한 빵은 손맛을 넘어서 사람의 마음을 굽는 일입니다.”
양주시에서 단기간(1년)에 지역 최고의 베이커리 카페로 우뚝 선 ‘VEN60’의 윤병세 대표(제과 명인·기능장)는 그렇게 말했다. 이 말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지난 45년을 오롯이 제과,제빵 외길에 바친 한 장인의 철학이자, 오늘도 새벽을 여는 그의 삶 그 자체다.
―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첫 반죽을 시작하다
1980년, 이른 봄 서울 프라자호텔 베이커리에서 첫 베이커리 인생을 시작한 윤병세 명인은 그 시절부터 ‘빵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는 신념을 가슴에 품었다. 이후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파티쉐 팀장을 맡으며, 한국 호텔 제과의 본격적인 태동기를 이끌었고, 파리바게뜨 R&D 팀장과 SPC 식품연구소 수석연구원, 나폴레옹제과점 생산이사, 런던베이글 뮤지엄 본부장으로 이어지는 경력을 통해 대한민국 제과업계의 중심을 관통해왔다.
― 고객의 건강을 먼저 생각했기에, 고객이 먼저 찾아왔다
윤병세 명인의 빵에는 특별한 향과 결이 있다. 그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닌,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버터 대신 고품질의 올리브오일을 사용하여 구워낸 VEN60의 대표 제품들은, 느끼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하며 특히 20~50대 여성 고객층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몸에 부담 없는 빵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그런 빵 말입니다.”
윤 대표의 철학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 진심에 응답하듯 VEN60은 입소문을 타고 자연스럽게 ‘줄 서는 베이커리’로 성장했다.
― 베토벤(Beethoven) 의 감동처럼… 음악이 멈춘 자리에, 빵이 쉼이 되기를
VEN60이라는 이름에는 남다른 철학이 숨어 있다. 클래식 음악의 거장 ‘베토벤(Beethoven)’의 이름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이 브랜드는, 단지 맛있는 빵을 파는 공간을 넘어 ‘감동이 머무는 베이커리’를 꿈꾼다.
"음악처럼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빵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저 먹는 것을 넘어 위로가 되는 그런 존재 말이지요."
윤병세 대표는 베토벤(Beethoven) 귀를 잃고도 음악을 멈추지 않았듯, 자신 역시 수많은 도전과 역경 속에서도 제과에 대한 열정을 굽히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빵은 오늘도 누군가의 하루를 부드럽게 위로하고 있다.
― 빵을 굽는 공간이 곧 치유의 장소가 되다
VEN60은 단순한 베이커리카페가 아니다. 매장 내부는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드는 자연 채광과 식물로 꾸며져 있으며, 고객은 빵과 함께 ‘쉼’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커피 한 잔과 어울리는 유기농 통밀빵, 견과류가 듬뿍 들어간 올리브 식빵, 무첨가 발효종으로 구운 크루아상까지… 이곳의 메뉴는 몸과 마음 모두를 채워준다.
― “좋은 기술은 반드시 다음 세대에게 물려져야 합니다”
윤병세 명인(기능장)은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기능사·기능장 실기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수많은 후배 제과인들의 멘토 역할을 해왔다.
"기술은 개인의 성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전해질 때 진짜 완성됩니다."
그의 말처럼, 윤 대표는 제과계의 튼튼한 뿌리를 다지고 있는 살아 있는 역사이기도 하다.
― 전국 프로 장기 대회 2위 입상… 집중력과 전략으로 확장된 인생
의외의 이력도 있다. 윤 대표는 장기프로협회 이사로서 활동 중이며, 전국 장기대회 2위, 현재 4강 진출이라는 성적을 거두었다. 제과처럼 집중력과 창의적 수읽기를 요하는 장기에서의 그의 성취는 또 하나의 ‘장인의 삶’을 보여준다.
― 한국 제과 트렌드를 이끈 ‘개발 장인’
SPC 파리바게뜨 재직 시절, 그는 6년간 수십여 종의 히트 제품을 개발하며 산업 전반의 품질 기준을 바꿨다. 그가 만든 빵은 단순한 식음료를 넘어 ‘작품’이라 불릴 만큼 정성과 창의성이 담겼다. 맛, 비주얼, 보관성까지 모두 잡아낸 그는 ‘제품의 예술화’를 가능케 한 인물이었다.
― 반도체업계까지 감동시킨 ‘융합의 기술자’
제과업계에서 보기 드문 ‘로버트빵 개발본부장’ 경력도 그의 이력을 빛나게 한다. 반도체업체에서도 그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식음과 과학기술을 접목한 융합 프로젝트를 맡겼다. 이 일은 단순한 에피소드가 아닌, 윤 대표가 얼마나 창의적이며 기술 중심 사고를 가진 장인인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 “더 많은 사람에게 따뜻한 한 조각의 위로를 전하고 싶습니다”
윤 대표는 “전국 50개 베이커리 체인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제가 만든 빵이 누군가의 일상에 위로가 된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새벽을 엽니다.”
“제과는 정성과 인내의 예술입니다.
빵 하나에 사람의 하루가 달라질 수 있지요.
저는 오늘도 가장 좋은 한 조각을 위해 새벽을 엽니다.”
윤병세 명인의 인생은 오늘도 오븐 속에서 조용히 익어가고 있다.
베토벤의 선율처럼 따뜻하고 감동적인 빵 한 조각.
그 조각은 누군가의 삶을 위로하고, 또다시 이어지게 만든다.
그리고 그곳엔 늘, ‘VEN60’이라는 이름이 있다.
글 = 글로벌외식정보 안형상 기자
사진 = VEN60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