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 빵집" 현상의 부상과 경제적 함의
최근 대한민국 소비 시장에서 '천원 빵집'이 주목받는 현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들 매장은 대부분의 빵 제품을 단돈 1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특히 지하철역과 같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높은 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천원 빵집의 부상은 단순히 저렴한 가격의 상품이 등장했다는 차원을 넘어,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경제적 상황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 지속되는 고물가, 소위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급등한 식품 가격은 소비자들의 구매력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압박 속에서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게 되었고, 천원 빵집은 이러한 수요를 정확히 포착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 분석에 따르면, 최근 경기 침체와 고물가 상황이 겹치면서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이 다시 천원 빵집을 찾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초 네이버 통합 검색에서 '천원빵' 관련 검색량이 전월 대비 600% 이상 급증한 사실은 이러한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천원 빵집이 완전히 새로운 사업 모델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2000년대 중반에도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빵집들이 인기를 끌었으나, 이후 프리미엄 베이커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점차 관심에서 멀어졌던 역사가 있다. 이는 천원 빵집의 인기가 특정 경제 상황과 맞물려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의 경험을 기억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으나, 동시에 오늘날 소비자들의 품질 및 다양성에 대한 기대치는 과거와 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한 대학생은 "괜찮은 1000원짜리 빵을 살 수 있었던 마지막 시대인 것 같다"고 언급하며, 과거의 가치와 현재의 기대치 사이의 간극을 암시하기도 했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최소한의 품질을 만족시켜야 하는 과제는 천원 빵집이 지속적으로 안고 가야 할 숙제이다.
이처럼 천원 빵집의 등장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소비자 행동 변화와 거시 경제 상황을 비추는 거울 역할을 하고 있다. 학생이나 통근 직장인과 같이 경제 상황에 민감한 계층이 주요 고객이라는 점 역시 이 모델이 특정 경제 환경 하에서 더욱 강력한 소구력을 지닌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보고서의 목적과 주요 분석 프레임워크
본 연구는 최근 다시 부상하고 있는 천원 빵집 비즈니스 모델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미래 지속 가능성을 전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분석 프레임워크를 활용할 것이다.
첫째, 천원 빵집의 핵심 가치 제안, 수익 및 비용 구조, 주요 운영 전략 등 비즈니스 모델의 구성 요소를 세밀하게 해부한다. 둘째, SWOT 분석을 통해 천원 빵집이 가진 강점과 약점, 그리고 시장에서의 기회와 위협 요인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셋째, 편의점 빵,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등과의 경쟁 구도를 살펴보고, 물가, 원자재 가격, 최저임금 등 거시경제적 요인이 천원 빵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넷째, 필요한 경우 'oooo'와 같은 특정 프랜차이즈 사례 연구를 통해 실제 운영 현황과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천원 빵집의 향후 전망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천원 빵집" 비즈니스 모델 심층 해부
핵심 가치 제안: '천 원의 행복'은 어떻게 가능한가?
천원 빵집의 가장 강력하고 직접적인 가치 제안은 단연 '1000원'이라는 절대적인 가격 경쟁력이다. 고물가 시대에 외식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기존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빵 가격마저 부담스러워진 상황에서, 천원 빵집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지하철 요금보다도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 식사나 간식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들의 발길을 끄는 가장 큰 요인이다.
그러나 천원 빵집의 가치 제안은 단순히 저렴한 가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1000원이라는 가격에 기대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인식할 때 비로소 만족감을 느낀다. 이러한 측면에서 천원 빵집은 다음과 같은 부가적인 가치를 제공한다.
첫째, 다양한 제품 구색이다. 많은 천원 빵집들은 소보로빵, 단팥빵과 같은 기본적인 품목 외에도 카스텔라, 피자빵, 심지어 크루아상과 같은 상대적으로 '고급'으로 인식될 수 있는 빵들까지 균일가 1000원에 판매한다. 일부 매장의 메뉴를 살펴보면 1000원을 약간 상회하는 제품도 있지만, 여전히 다양한 선택지를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인식을 준다.
이러한 다양성은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1000원으로 누릴 수 있는 가치를 극대화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면에는 원가가 낮은 단순한 제품이 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복잡한 제품의 가격을 보전해주는, 즉 수익성이 높은 품목이 낮은 품목을 보조하는 가격 구조가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는 모든 빵이 동일한 가치로 제공된다고 느끼지만, 판매자 입장에서는 품목별 수익률이 다를 수밖에 없는 '선택의 환상'을 제공하는 셈이다.
둘째, 편의성이다. 천원 빵집은 주로 유동 인구가 많은 지하철 역사 내나 대학가, 오피스가 주변에 위치하여 바쁜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출퇴근길 또는 등하굣길에 간편하게 들러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시간적 제약이 많은 현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중요한 요소이다.
셋째, 인지된 신선도이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품질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 수 있는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많은 천원 빵집들은 '당일 생산, 당일 판매' 원칙을 강조한다. 매장 내에서 직접 빵을 굽는 경우는 드물지만, 대부분 공장에서 당일 생산된 빵을 새벽에 공급받아 판매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는 유통기한이 임박했거나 오래된 빵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가격 대비 신선한 제품을 구매한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수익 및 비용 구조 분석: 박리다매의 현실과 한계
천원 빵집의 수익 모델은 전형적인 '박리다매(薄利多賣)', 즉 낮은 이윤을 남기되 많은 양을 판매하여 전체 수익을 확보하는 전략에 기반한다. 주된 수익원은 1000원짜리 빵의 대량 판매에서 발생하며, 일부 매장에서는 음료나 다른 스낵류를 함께 판매하여 추가 수익을 모색하기도 한다.
이러한 박리다매 전략을 가능하게 하는 비용 구조는 다음과 같이 분석할 수 있다.
매출원가(COGS)
제품 매입: 대부분의 천원 빵집은 대형 제빵 공장이나 도매업체로부터 완제품 빵을 매우 낮은 단가에 공급받는다. 하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빵 공급 가격 자체가 인상되어, 개당 평균 500~600원 수준이던 매입가가 650~8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직접적으로 마진율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원재료: 공급처인 제빵 공장들은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버터 대신 마가린, 동물성 생크림 대신 식물성 크림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맛과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1000원이라는 가격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운영 비용(Operating Expenses)
임대료: 천원 빵집은 보증금이 없거나 매우 낮고 월세도 비교적 저렴한 단기 임대 방식인 '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이고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철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유동인구가 매우 많은 핵심 상권의 경우 월 임대료가 수천만 원에 달할 수도 있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비용이다.
인건비: 최소한의 인력으로 매장을 운영하거나 가족 경영 형태로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노력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물류비: 공장에서 매일 신선한 빵을 공급받아야 하므로 운송 비용이 발생한다.
재고 손실: 공급업체와의 계약 조건상 판매되지 않은 빵은 반품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당일 판매량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면 남은 재고는 고스란히 손실로 이어진다. 이는 '오늘 만든 빵'이라는 신선도 강조와 맞물려, 매일 재고를 소진해야 하는 엄청난 압박감으로 작용한다. 예측 불가능한 외부 요인(날씨, 지역 행사 등)으로 인해 판매량이 급감할 경우, 이미 매우 낮은 이익률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수익성: 천원 빵집의 개별 제품당 이익률은 매우 낮다. 한 유튜브 채널의 분석에 따르면 월 매출 3000만원을 기준으로 총 지출 비용이 95%에 달해 순이익은 5% 내외, 즉 월 150만원 정도에 불과할 수 있다. 매출이 두 배로 늘어 월 6000만원이 되어도 순이익률은 7% 내외로 약 420만원의 순이익이 예상된다. 하루에 수천 개에서 많게는 만 개 이상의 빵을 판매해야만 의미 있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이다. 한 점주는 1000원짜리 빵 하나를 팔아 200~300원의 이익을 남겼다고 언급했으나, 이마저도 공급가 인상 전의 이야기다.
구분 | 시나리오 1 (일 1,000개 판매) | 시나리오 2 (일 2,000개 판매) | 시나리오 3 (일 5,000개 판매) |
일 매출액 (A) | 1,000,000 | 2,000,000 | 5,000,000 |
월 매출액 (B=A*25일) | 25,000,000 | 50,000,000 | 125,000,000 |
매출원가 (C=B*75%) | 18,750,000 | 37,500,000 | 93,750,000 |
매출총이익 (D=B-C) | 6,250,000 | 12,500,000 | 31,250,000 |
월 임대료 (E) | 3,000,000 | 5,000,000 | 10,000,000 |
인건비 및 기타 (F) | 1,500,000 | 2,500,000 | 5,000,000 |
총 운영비용 (G=E+F) | 4,500,000 | 7,500,000 | 15,000,000 |
월 순이익 (H=D-G) | 1,750,000 | 5,000,000 | 16,250,000 |
순이익률 (H/B*100) | 7.0% | 10.0% | 13.0% |
매출원가율은 공급가 인상 등을 고려하여 (원가 70% 이상), (공급가 650~800원) 등을 참고하여 평균 75%로 가정. 실제로는 이보다 높을 수 있음.
임대료는 상권 및 규모에 따라 편차가 매우 크며, 여기서는 예시적 금액을 사용.
인건비 및 기타 운영비(전기세, 포장재 등)를 포함.
이 표는 어디까지나 추정치이며, 실제 수익성은 매장 위치, 운영 효율성, 재고 관리 능력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천원 빵집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판매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운영 전략: 가격 유지를 위한 핵심 요소
1000원이라는 초저가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천원 빵집은 다음과 같은 핵심 운영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공급망 관리
대규모 제빵 공장 또는 SPC삼립, 롯데웰푸드, 해태제과와 같은 대형 브랜드의 유통을 담당하는 총판으로부터 직접 제품을 공급받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를 통해 생산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여 개별 빵의 매입 단가를 최대한 낮춘다.
'당일 생산된 빵'을 매일 새벽에 공급받아 판매하는 시스템은 신선도 유지와 빠른 재고 회전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재고 관리
공급업체와의 계약에서 '재고 반품 불가' 조건은 매우 중요한 특징이다. 이는 판매되지 않은 빵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확한 수요 예측과 신속한 판매가 절대적으로 중요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압박은 매일 재고를 모두 소진해야 하는 '퍼펙트 스톰' 상황을 야기한다.
입지 전략
성공적인 박리다매를 위해서는 압도적인 유동인구가 필수적이므로, 지하철 역사, 버스 터미널, 대학가 등 잠재 고객이 끊임없이 지나다니는 곳에 매장을 집중적으로 개설한다.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이고 시장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단기 임대 방식인 '깔세'를 선호한다. 보증금이 없거나 적고 계약 기간이 짧아 쉽게 매장을 열고 닫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러한 특수 입지는 한정적이며 임대 조건이 불안정할 수 있다는 양면성을 지닌다. 사업의 존속 자체가 이러한 특정 입지의 지속적인 확보 여부에 크게 좌우될 수 있는 것이다.
제품 전략 (가격 인상 이전 기준)
모든 제품을 1000원으로 통일하는 가격 정책은 소비자에게 명확한 가치 메시지를 전달하고 구매 결정을 단순화한다.
단순한 빵뿐만 아니라 카스텔라, 피자빵처럼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아 보이는 제품까지 1000원에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고객층을 유인하고 가격 대비 만족도를 높인다.
원가 절감 (공급처 및 소매점 공통)
버터 대신 마가린, 동물성 크림 대신 식물성 크림을 사용하는 등 저렴한 대체 원재료를 활용하여 생산 단가 또는 매입 단가를 낮춘다. 이는 1000원이라는 가격을 지키기 위한 핵심 수단이지만, 맛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시장 환경 분석
현재 시장 동향 및 소비자 반응
천원 빵집은 2024년 들어 고물가 시대의 대표적인 '가성비' 아이템으로 급부상하며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2024년 3월 중순부터 '천원빵', '지하철 천원빵'과 같은 키워드의 온라인 검색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이러한 인기를 방증한다. 한 달 사이 관련 검색량이 수백 퍼센트 증가하는 등, 소비자들의 관심이 단기간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주요 고객층은 가격에 민감한 젊은 세대, 특히 대학생과 간편한 식사를 찾는 직장인들이다. 이대역 한 천원 빵집의 경우 고객의 70%가 인근 대학생으로 채워질 정도였다. 이들은 빵플레이션으로 불릴 만큼 치솟은 빵 가격에 부담을 느끼며, 지하철 요금보다도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낀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 이면에는 품질에 대한 의구심도 존재한다. 일부 소비자들은 지나치게 싼 가격 때문에 원재료의 질이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은 아닌지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업체들은 '당일 생산, 당일 판매' 원칙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려 노력하고, 시식을 권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천원 빵의 품질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기도 하는 등, 가격과 품질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계속되고 있다.
천원 빵집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가격 그 자체에 있다. '1000원'이라는 상징적인 가격표가 깨지는 순간, 소비자들의 외면은 생각보다 빠르게 나타난다. 실제로 원가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빵 가격을 1100원에서 1300원 수준으로 인상한 매장들은 손님이 3분의 1로 줄거나 일 매출이 급감하는 등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는 소비자들이 단지 '저렴한 빵'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1000원짜리 빵'이라는 특정 가격대에 대한 강한 심리적 기대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1000원 천장'은 천원 빵집 운영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족쇄로 작용하며,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기 어렵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일부 천원 빵집들은 빵 판매만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 오징어포, 젤리, 떡과 같은 다른 저가 스낵류를 함께 판매하며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생존을 위한 자구책이지만, 동시에 '빵집'으로서의 정체성이 희석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경쟁 구도: 편의점, 프랜차이즈, 기타 저가 베이커리와의 관계
천원 빵집은 저가 식품 시장에서 다양한 경쟁자들과 마주하고 있다.
편의점 빵: 가장 직접적인 경쟁 상대로 볼 수 있다. 편의점 역시 접근성과 편의성을 무기로 저렴한 빵을 공급하며, 최근에는 자체 베이커리 브랜드(PB)를 강화하고 초저가 기획 상품을 선보이는 등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편의점 빵 가격도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여서, 일부 천원 빵집의 기본 빵(예: 2개 1000원)은 여전히 가격 우위를 점하기도 한다.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예: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이들은 고품질 원재료, 다양한 신제품, 쾌적한 매장 환경, 브랜드 충성도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 천원 빵집과는 가격대와 타겟 고객층이 명확히 구분되므로 직접적인 경쟁 관계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들 프랜차이즈의 지속적인 가격 인상은 반사적으로 천원 빵집의 가격 매력을 더욱 부각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한 동네 빵집 사장은 대형 프랜차이즈와의 경쟁 전략으로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는 것'을 꼽았는데, 이는 천원 빵집의 전략과는 정반대에 위치한다.
기타 저가 베이커리 및 동네 빵집: 시장에는 천원 빵집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저가 베이커리나 가격 경쟁력을 갖춘 동네 빵집들이 존재한다. 천원 빵집은 이들 중에서도 '모든 빵 1000원'이라는 극단적인 가격 정책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천원 빵집의 핵심 경쟁력은 가격이며, 이를 위해 원재료의 품질과는 어느 정도 타협하는 전략을 취한다. 반면, 프리미엄 베이커리는 맛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내세운다. 이러한 상황에서 천원 빵집은 가격 외에 뚜렷한 차별점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만약 경쟁자들이 유사한 가격대의 제품을 출시하거나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펼칠 경우 방어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이는 결국 '밑바닥까지의 경쟁(Race to the Bottom)'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수익성 악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거시경제적 요인: 물가, 원자재 가격, 최저임금의 영향
천원 빵집의 흥망성쇠는 거시경제적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전반적인 물가 상승 (인플레이션): 소비자 물가, 특히 외식 물가의 지속적인 상승은 천원 빵집 수요를 견인하는 가장 근본적인 동력이다. 소비자들의 실질 소득이 감소하고 지출 부담이 커질수록 저렴한 대안을 찾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주요 원자재 가격 변동
밀가루: 국제 밀 가격은 변동성을 보여왔으나, 2023년 하반기부터 2024년 초 국내 제분용 밀 수입 단가는 하향 안정세를 보이거나 소폭 하락했다는 분석이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2024년 식용 밀 수입단가가 전년 대비 15.1%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소매 밀가루 가격은 유통 단계와 제품 종류에 따라 편차가 크며, 국제 가격 하락이 즉각적으로 최종 제품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설탕: 국제 원당 가격은 2023년에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이는 국내 설탕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당업체들은 2022년과 2023년에 이어 2024년 상반기에도 설탕 출고가를 인상했으며, 이는 원당 가격 변동과 무관하게 지속적인 가격 인상을 통해 매출 증대를 꾀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원당 선물 가격 또한 최근까지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공급 불안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버터/마가린: 천원 빵집은 원가 절감을 위해 버터 대신 마가린을 주로 사용한다. 유지류 가격 역시 국제 시장 상황과 환율에 따라 변동하며, 이는 마가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종합적 영향: 특정 원재료(예: 밀가루) 가격이 안정되거나 하락하더라도, 다른 원재료(설탕, 유지류 등) 가격이나 기타 운영 비용이 상승하면 전체적인 원가 부담은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 천원 빵집에 빵을 공급하는 제조업체의 생산 원가가 상승하면, 이는 결국 빵집의 매입가 인상으로 이어져 수익성을 악화시킨다.
최저임금 및 인건비: 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은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천원 빵집 역시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되지만, 인건비 상승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운송 및 물류 비용: 유가 변동 및 전반적인 물류비 상승은 매일 빵을 배송받아야 하는 천원 빵집의 운영 비용을 증가시킨다.
전문가들은 천원 빵집과 같은 초저가 업체의 등장이 경기 불황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어낸다. 즉, 경기 불황은 천원 빵집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지만, 동시에 이들 업체의 주요 고객층인 저소득층의 지갑을 더욱 얇게 만들어 가격 인상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게 한다. 결국 천원 빵집은 자신을 키워준 약한 경제 환경 속에서 가장 취약한 존재가 되는 셈이다.
강점, 약점, 기회 및 위협 요인 (SWOT Analysis)
천원 빵집의 비즈니스 모델을 SWOT 분석 프레임워크를 통해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다음과 같다.
구분 | 강점 (Strengths) | 약점 (Weaknesses) |
내부 요인 | •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 고물가 시대에 강력한 소구점 • 높은 잠재 고객 트래픽: 전략적 입지 선정(지하철역 등)을 통해 달성 •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제품 제공: 인지된 가치 향상 • 운영 단순성 (일부 모델): 공장제 완제품 판매로 현장 운영 부담 경감 • 유연성 ('깔세' 임대 시): 낮은 진입/퇴출 장벽, 시장 테스트 용이. | • 극도로 낮은 이익률: 막대한 판매량에 절대적으로 의존 • 원가 상승에 매우 취약: 공급가, 임대료, 인건비 등 모든 비용 상승에 수익성 급락 • 상대적으로 낮은 품질 인식: 저가 원재료 사용으로 인한 맛과 품질 저하 우려 • 높은 사업 위험도: "고위험 고수익(성공 시)" 모델, 단기 폐업률 높음 • 가격 경직성: '1000원'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원가 전가 어려움 • 특정 입지 의존성: 성공이 저렴하고 유동인구 많은 특정 장소 확보에 좌우됨 |
기회 (Opportunities) | 위협 (Threats) | |
외부 요인 | • 고물가 상황 지속: 가격 민감 소비자층의 지속적인 수요 • 미개척 고유동인구 지역 존재 가능성: 모델이 지속 가능하다면 타 지역 확장 가능 • 프랜차이즈 모델 도입: 빠른 규모 확장 가능성 (단, 통제력 약화 및 품질 관리 문제 수반) • 제품 다각화: 다른 저가 상품 추가로 수익 보전 시도 (단, 정체성 희석 위험) | • 지속적인 운영 비용 상승 압력: 임대료, 인건비, 비(非)밀가루 원재료 가격 인플레이션. • 경쟁 심화: 편의점의 공격적 저가 정책, 유사 모델 신규 진입자 등장 • 소비자 선호도 변화: 경기 회복 시 고품질 제품으로 선호 이동 가능성 • 공급망 불안정 또는 공급가 인상 6: 공장형 공급업체에 대한 낮은 교섭력. • 부정적 여론 형성/위생 문제 발생: 품질 또는 위생 관련 문제 발생 시 대량 판매 모델 특성상 치명적 타격. |
SWOT 분석을 통해 드러나는 천원 빵집의 본질은 '양날의 검'과 같다. 현재의 경제 상황은 분명 강력한 기회 요인이지만, 동시에 모델 자체의 취약성을 심화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프랜차이즈화를 통해 성장을 모색하는 경우, '규모 확장'과 '핵심 가치 통제' 사이의 딜레마에 직면하게 된다. 천원 빵집 모델은 본질적으로 소규모, 저비용 구조에 최적화되어 있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가맹본부와 가맹점 모두의 수익을 확보해야 하므로, 이미 박한 마진율을 더욱 압박하게 된다. 가맹점 확장 속도가 생산 및 품질 관리 역량을 앞지르거나, 모든 가맹점이 핵심 상권에 위치할 수 없다는 현실은 프랜차이즈 전체의 수익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저해할 수 있다. 이는 저가 모델을 프랜차이즈로 확장할 때 발생하는 고질적인 문제로, 세심한 관리와 현실적인 수익 모델 설계가 없다면 오히려 지속 가능성을 해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천원 빵집의 '일시적 현상'으로서의 성격도 주목해야 한다. 단기 임대('깔세')를 선호하고, '치고 빠지는' 형태의 운영이 언급되며, 경기 불황의 지표로까지 해석되는 점 등은 많은 운영자에게 장기적 사업 영위보다는 특정 경제 상황이나 입지 기회를 활용한 단기적 이익 극대화가 목표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경우, 약점으로 지적되는 낮은 장기 지속 가능성은 어쩌면 사업자가 이미 인지하고 받아들인 특성일 수 있다. 경기 회복에 따른 소비자 선호 변화라는 위협 요인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는 사업 사이클의 자연스러운 종료 단계로 볼 수 있다.
사례 연구: "oooo" 프랜차이즈 집중 분석
최근 천원 빵집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는 곳 중 하나는 'oooo' 프랜차이즈이다. 이들의 성장 전략과 사업 모델, 그리고 시장에서의 평가는 천원 빵집 모델의 확장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성장 전략 및 사업 모델 특징
'oooo'는 2023년 6월 5일 사업 시작 후 약 10개월 만에 180여 개의 가맹 계약을 체결하는 등 매우 빠른 속도로 확장했다. 이들의 핵심 사업 모델은 다양한 종류의 빵을 개당 1000원에 판매하는 것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싸게 많이 팔겠다"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다.
제품 공급은 부산 소재의 HACCP 인증을 받은 무항생제 제품 생산 공장에서 직접 빵을 공급받아 유통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oooo' 대표는 인터뷰에서 초기 하루 1만 개 수준의 물량으로 시작하여 향후 10만 개에서 30만 개까지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공급처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량 구매를 통한 단가 협상력을 중요한 경쟁 우위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맹점 모집에 있어서는 낮은 초기 창업 비용과 빠른 투자금 회수를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인터뷰 영상에서는 키오스크, CCTV, POS 등을 포함하여 약 2500만원 정도면 창업이 가능하며, 한 달 안에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특정 매장에서 개점 3시간 반 만에 100만원의 매출을 올리거나, 한 달에 9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자극적인 문구(대표 또는 전체 네트워크 매출로 추정)도 노출되었다. 한 가맹점주는 15일 동안 약 3만 7천 개의 빵을 판매했으며, 마진율이 최소 30% 정도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일반적인 천원 빵집의 순이익률(5~7%)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주목되는 부분이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무조건 1000원'이라는 가격을 강력하게 어필하며, 대표 의 젊고 활기찬 이미지와 그의 성공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운영 면에서는 키오스크를 도입하여 주문 효율성을 높이고 인건비 절감을 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oooo'의 급성장 배경에는 대표의 카리스마와 공격적인 사업 확장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는 인터뷰에서 "평생 1000원", "한 달 안에 본전 회수" 등 자신감 넘치는 발언을 통해 예비 창업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는 프랜차이즈 확장에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가맹점주들에게 매우 높은 기대치를 심어주어 실제 운영 결과와 괴리가 발생할 경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30%라는 마진율 주장은 일반적인 천원 빵집의 수익 구조와 비교했을 때 매우 이례적인 수치로, 이것이 총 마진인지, 아니면 모든 운영 비용을 제외한 순 마진인지, 가맹점 로열티 등을 고려한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시장 평가 및 지속 가능성 검토
'oooo'는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저렴한 빵에 대한 명확한 소비자 수요를 성공적으로 공략했으며, 낮은 진입 비용과 높은 판매량에 대한 기대로 가맹 희망자들을 빠르게 유치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부 소비자들은 가격 대비 맛도 괜찮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 이면에는 몇 가지 우려 사항과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첫째, 수익성 주장의 현실성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가맹점주가 30%의 마진을 가져간다는 주장은 업계 평균 순이익률 5~7%와 큰 차이를 보인다. 만약 이 30%가 매출총이익률이고, 여기서 임대료, 인건비, 관리비, 로열티 등을 제외해야 한다면 실제 가맹점주의 순이익은 훨씬 낮아질 수 있다.
둘째, 규모 확장에 따른 품질 및 공급 관리 문제이다. 'oooo'는 급격한 가맹점 확장으로 인해 한때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신규 가맹점 개설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는 대규모 프랜차이즈 시스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형적인 성장통으로, 품질 일관성 유지와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가 장기적인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셋째, 장기적인 가맹점 수익성 확보의 어려움이다. 초기에는 가격 경쟁력과 신규 매장 효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지만, 모든 가맹점이 지하철역과 같은 초A급 상권에 위치할 수는 없다. 다양한 입지 조건에서 지속적으로 막대한 판매량을 유지하며 가맹점주가 만족할 만한 수익을 올리도록 지원하는 것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중요한 과제이다. '한 달 내 투자금 회수'와 같은 주장은 매우 공격적인 목표치로, 모든 가맹점에서 실현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넷째, 1000원 가격 정책의 지속 가능성이다. 'oooo' 역시 다른 천원 빵집과 마찬가지로 원가 상승 압력에 직면해 있다. 대표는 "평생 1000원"을 약속했지만, 원가 부담이 심화될 경우 품질을 저하시키거나 가맹점 마진을 축소하지 않고는 이 약속을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
다섯째, 시장 포화 및 경쟁 심화이다. 유사한 컨셉의 저가 빵집이 늘어나거나, 기존 경쟁자들이 가격 경쟁에 가세할 경우 시장은 빠르게 포화될 수 있으며, 이는 가맹점 간의 불필요한 경쟁을 유발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oooo'는 기존의 비정형적이고 일시적인 성격이 강했던 천원 빵집 모델을 브랜드화하고 시스템을 갖춘 프랜차이즈 형태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는 천원 빵집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이 보다 정형화된 사업 구조로 진화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공격적인 성장 전략과 가맹점주에 대한 약속이 실제 운영 현실과 얼마나 부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천원 빵집 모델 고유의 취약점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지가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천원 빵집"의 미래 전망 및 지속 가능성 평가
단기적 전망: 고물가 시대의 지속적 수요 가능성
단기적으로 볼 때, 천원 빵집에 대한 소비자 수요는 현재의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는 한 꾸준히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들의 실질 소득이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상황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 식사나 간식을 해결하려는 니즈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는 천원 빵집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외식 물가 전반의 상승세가 이어짐에 따라 천원 빵집의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 침체기에 저가 상품이 주목받는 현상은 일반적이며, 천원 빵집은 이러한 경기 순환적 특성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다만, '1000원'이라는 가격표를 고수하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많은 매장이 원가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1100원에서 1500원 사이로 가격을 인상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천원 빵집'이라는 명칭은 문자 그대로의 의미보다는 '초저가 빵집' 또는 '가성비 빵집'을 통칭하는 용어로 그 의미가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 도전 과제: 가격 압박, 품질 경쟁, 소비자 인식 변화
천원 빵집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은 몇 가지 근본적인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
첫째, 수익성 압박의 심화이다. 낮은 마진율을 대량 판매로 극복해야 하는 사업 모델의 특성상, 매출원가, 임대료,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은 수익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가격 인상 없이는 생존이 어렵지만, 가격 인상은 곧바로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는 밀가루 가격이 다소 안정된다 하더라도 설탕, 유지류, 운송비, 인건비 등 다른 여러 비용 요소들이 조금씩만 올라도 누적 효과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는, 소위 '수많은 작은 상처로 인한 죽음(Death by a Thousand Cuts)'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품질에 대한 우려와 경쟁 심화이다. 장기적으로 저렴한 원재료에만 의존할 경우, 소비자들의 '품질 피로도'가 누적되거나, 위생 문제 등이 발생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한, 천원 빵집의 성공은 유사한 컨셉의 경쟁자들을 유인하여 가격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제살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편의점 역시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통해 초저가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천원 빵집의 주된 매력이 경제적 어려움에 기반한 가격이므로, 브랜드 충성도는 매우 낮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더 저렴한 경쟁자가 나타나거나 편의점에서 파격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면, 소비자들은 쉽게 다른 선택지로 이동할 것이다. 이는 천원 빵집이 가격 외에는 뚜렷한 '경제적 해자(Moat)'를 구축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소비자 인식 및 경제 상황 변화에 대한 취약성이다. 과거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경제 상황이 호전되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회복되면, 더 높은 품질과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베이커리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천원 빵집이 '경기 불황의 지표'로 인식된다는 점은, 경제 회복이 곧 사업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넷째, 사업의 본질적 한계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천원 빵집을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보다는 일시적인 유행이나 단기적인 '치고 빠지기'식 사업 형태로 간주한다. 실제로 많은 매장이 1년 이내에 폐업하는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천원 빵집이 특정 경제 상황과 입지 조건이 맞아떨어질 때 반짝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특성을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업 모델 진화 가능성 및 생존 전략
이러한 도전 과제에도 불구하고, 천원 빵집 또는 이와 유사한 초저가 베이커리 모델이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지기보다는 다음과 같은 형태로 진화하며 생존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가격 정책의 유연화: 엄격한 '1000원 단일가' 정책에서 벗어나, 1000원, 1500원, 2000원 등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저가 다중 가격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원가 구조를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소비자에게 다양한 가성비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미 일부 매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핵심 가치 품목 집중: 다양한 구색보다는 판매량이 많고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양호한 핵심 품목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제품 가짓수를 줄여 운영 효율성과 원가 관리를 최적화하는 전략이다.
공급망 혁신 및 생산 효율화 (규모화된 사업자 대상): 대형 프랜차이즈나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자는 원재료 공동 구매, 직거래 확대, 또는 소규모 자체 생산 시설 확보 등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품질을 관리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다만 이는 상당한 자본 투자를 필요로 한다.
선별적인 제품 다각화: 음료와 같이 마진율이 높은 보완재를 판매하거나, 천원 빵집의 주 고객층이 선호할 만한 다른 저가 상품을 신중하게 도입하여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빵집'이라는 핵심 정체성을 희석시키고 운영 복잡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기술 도입을 통한 비용 절감: 무인 주문기(키오스크) 설치, 자동화 설비 도입 등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다.
틈새 시장 공략 및 차별화: 단순히 '가장 싼 빵'을 넘어, 특정 고객층(예: 건강을 생각하는 저가빵, 특정 지역 특화빵 등)을 위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
일시적 사업 모델로서의 역할 수용: 장기적인 성장보다는 특정 시기, 특정 상권에서의 단기적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팝업 스토어' 형태의 운영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일부 저가형 커피 전문점들이 매장에서 직접 (냉동 생지를 활용하더라도) 베이킹을 함으로써 맛과 구매율을 높이는 사례처럼, 천원 빵집도 단순히 공장제 빵을 유통하는 것을 넘어, 최소한의 가공이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
프랜차이즈 모델의 경우, 앞서 'oooo' 사례에서 논의된 바와 같이, 가맹본부와 가맹점 모두가 수익을 내면서도 1000원이라는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이는 가맹점의 입지 조건, 운영 능력, 본사의 지원 역량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성공 여부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자칫하면 가맹점의 수익성 악화와 브랜드 이미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프랜차이즈 확장은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한 현실적인 수익 모델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결론 및 전략적 제언
"천원 빵집" 사업 모델의 종합 평가
천원 빵집 비즈니스 모델은 고물가와 경기 침체라는 특수한 경제 환경 속에서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고들며 단기적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핵심 성공 요인은 단연 1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과 이를 뒷받침하는 박리다매 전략, 그리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하는 입지적 강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 이면에는 극도로 낮은 이익률, 원자재 가격 및 운영 비용 상승에 대한 극도의 취약성, 품질에 대한 잠재적 우려, 그리고 경기 회복 시 수요 감소 가능성 등 본질적인 한계점들이 명확히 존재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천원 빵집을 지속 가능한 장기 사업 모델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경기 불황형 사업 또는 단기적인 '치고 빠지기'식 운영 형태로 평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순수한 의미의 '모든 빵 1000원' 모델은 현재와 같은 비용 상승 압력 하에서는 장기적인 지속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일부 성공 사례가 존재할 수 있으나, 이는 특수한 입지 조건, 뛰어난 운영 능력, 또는 일시적인 시장 상황에 기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부분의 독립 운영자에게 천원 빵집은 안정적인 장기 사업이라기보다는 특정 시기의 기회를 활용하는 전술적 선택에 가까워 보인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언 (기존 사업자 및 예비 창업자 대상)
천원 빵집 모델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자 하는 기존 사업자 및 시장 진입을 고려하는 예비 창업자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적 제언을 제시한다.
기존 사업자 대상
철저한 시나리오 플래닝: 밀가루뿐만 아니라 설탕, 유지류, 포장재, 운송비, 임대료, 인건비 등 모든 투입 비용의 변동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이것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해야 한다. 공급업체의 가격 인상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전략적 가격 조정 및 소통 강화: 1000원이라는 가격을 고수하기 어렵다면, 단계적인 가격 인상이나 일부 고원가 제품에 대한 가격 차등화(예: 1000원~2000원대)를 고려해야 한다. 가격 조정 시에는 소비자들에게 그 이유와 가치를 투명하게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운영 효율성 극대화: 인력 운용, 에너지 사용, 재고 관리 등 모든 운영 과정에서 낭비 요소를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단, 이는 필수적인 품질을 과도하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선별적인 제품 다각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제품 다각화를 고려한다면, 기존 고객층의 니즈에 부합하고 마진율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며 운영 복잡성을 크게 높이지 않는 품목(예: 음료, 간단한 스낵류)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입지 조건의 지속적인 재평가: 단기 임대 계약이라면, 현재 입지가 여전히 높은 임대료와 제반 비용을 상쇄할 만큼 충분한 판매량을 보장하는지 주기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수익성이 악화된다면 과감한 이전 또는 폐업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깔세' 매장의 경우, 계약 조건의 불안정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예비 창업자 대상
극도의 신중함과 철저한 시장조사: 단순히 현재의 인기에 편승하거나 특정 프랜차이즈의 공격적인 홍보 문구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예상 입지의 유동인구, 실제 판매 가능량, 임대료를 포함한 모든 고정비와 변동비, 그리고 현실적인 순이익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 특히 'oooo' 사례에서 언급된 30% 마진율과 같은 주장은 매우 이례적이므로, 그 근거를 철저히 검증하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사업성을 판단해야 한다.
높은 사업 위험도 인지: 천원 빵집은 '치고 빠지는' 단기 사업의 성격이 강하며, 폐업률 또한 높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는 안정적인 장기 사업을 원하는 이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1000원 단일가' 외 대안 모색: 엄격한 1000원 모델보다는 좀 더 유연한 가격 정책을 가진 '가성비 베이커리' 컨셉을 고려하는 것이 장기적인 마진 관리와 품질 유지에 유리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 시 면밀한 검토: 특정 프랜차이즈 가맹을 고려한다면, 해당 본사의 재무 건전성, 가맹점 지원 시스템, 기존 가맹점주들의 실제 만족도와 수익성, 그리고 과장된 홍보나 비현실적인 투자 회수 약속은 없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저가 시장 내 차별화 전략 고민: 만약 저가 베이커리 시장에 진입하기로 결정했다면, 단순히 가격만으로 경쟁하기보다는 특정 제품군에 특화하거나, 특정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는 등 작은 부분이라도 차별화 요소를 갖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통 제언
'출구 전략'의 중요성: 천원 빵집 모델의 일시적 특성과 높은 위험도를 고려할 때, 사업 시작 단계부터 명확한 '출구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손익분기점 달성 실패, 지속적인 판매량 감소, 특정 수준 이하의 마진율 하락 등 사업 철수를 결정할 구체적인 기준을 설정하고, 폐업 시 손실을 최소화할 방안을 미리 강구해야 한다.
'다크 키친' 모델 접목 가능성 탐색 (장기적 관점): 만약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특정 장소에서의 구매 경험이 아니라 순수하게 '저렴한 빵' 그 자체라면, 임대료가 훨씬 저렴한 외곽 지역에 생산 거점(다크 키친)을 두고 배달 전문 또는 단체 주문 위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는 방안도 장기적으로는 고려해볼 수 있다. 이는 높은 임대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배달 수수료 및 마케팅 비용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된다.
궁극적으로, 순수한 '1000원 빵집' 모델은 외부의 특별한 지원(예: 정부 보조금)이나 전반적인 비용 구조의 하향 안정화 없이는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 따라서 생존을 위해서는 보다 유연한 가격 정책과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가성비 중심의 실속형 베이커리' 모델로의 진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