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상 대기자 / 발행인 | 글로벌외식정보]
사진=장현호명인(베이커리위원장/ 사)한국외식창업교육원)
"음식은 사람이 만들지만, 빵은 시간이 빚는다."
한 소년이 있었다. 가난과 역경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친구 삼아야 했던 그는, 단단히 여문 작은 두 손으로 밀가루 반죽을 어루만지며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랑과 희망을 담아내고자 했다. 차디찬 새벽 공기를 가르며 뿌연 밀가루 가루 속을 헤치던 그 소년은, 시간이라는 마법을 믿었다. 그리고 그 믿음은 오늘, 수많은 이들의 가슴을 따스하게 데우는 기적의 빵이 되어 세상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사)한국외식창업교육원 베이커리위원회 장현호 위원장이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남다른 시선으로 빵을 바라보았다. 밀가루와 물이 만나 탄생하는 부드러운 반죽,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완성되어가는 빵. 그 신비롭고 숭고한 과정을 그는 경외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았다. 배고픈 날에도 자신이 직접 구워낸 따끈한 빵 한 조각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선물이었다. 어린 그는 깨달았다. "빵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작은 기적"이라는 것을.
그러나 삶은 그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중학교 졸업 후, 가난이라는 장벽 앞에서 그는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 한창 꿈을 키워야 할 나이에 사회로 내몰린 그는, 제과·제빵이라는 세계로 몸을 던졌다. 호텔 주방의 뒷골목, 무거운 밀가루 포대를 이고 새벽을 맞이하는 일상이었다. 눈물과 땀방울로 빚어낸 빵은 차디찬 세상의 외면 속에서도 누군가의 미소를 이끌어냈다. 그것은 작지만 확실한, 세상과 맞서는 그의 방식이었다.
포기란 그의 사전에 존재하지 않았다.
중학교 졸업으로 멈춘 학업을 검정고시로 이어갔고, 오랜 시간 꿈꿔왔던 대학의 문을 열었다. 이후 대학원 석사, 그리고 대학원 박사 과정까지 — 35년이라는 긴 여정을 걸어낸 그의 삶은, 진흙탕 속에서 피어난 한 송이 꽃처럼 고귀하고 찬란했다. 그 어떤 화려한 수식어보다 더 빛나는 단어, '인간 승리'. 장현호 명인은 자신의 삶을 통해 그것을 온몸으로 증명해냈다.
“빵은 시간이 만든다.”
그의 철학은 단호했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때로는 5일 이상을 기다려야 탄생하는 천연발효 르방(Levain). 온도와 습도, 시간의 미묘한 변화를 일일이 읽어내며 발효를 이끌어내는 것은, 과학을 넘어서는 섬세한 사랑의 작업이었다. 한순간의 부주의도 허락하지 않는 긴 여정 속에서, 그는 자신만의 신념을 지켰다. 그가 만들어낸 천연발효 빵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연과 시간, 사람의 정성'이 삼위일체가 되어 탄생시킨 살아 숨 쉬는 작품이었다.
"내 가족이 먹을 것처럼."
장현호 명인은 매일같이 그 마음으로 빵을 구웠다. 가장 사랑하는 이에게 건넬 것처럼, 가장 소중한 이를 웃게 할 것처럼. 그의 빵은 한 끼의 식사를 넘어, 지친 하루 끝에 위로를 건네는 작은 선물이 되었고, 때로는 삶에 대한 믿음을 다시 일깨우는 희망이 되었다. 그 빵을 먹는 순간, 사람들은 느낀다. 보이지 않는 진심과 손끝의 정성이 빵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것을.
그의 빵은 소리 없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랜드하얏트, 인터콘티넨탈, 포시즌스 등 국내 유수의 특급호텔 20여 곳이 그의 빵을 선택했다. 대중적인 명성 없이도 오롯이 품질과 진심만으로 인정받은 결과였다. 장현호 명인이 빚은 천연발효 빵은, 눈에 보이는 화려함보다 깊고 은은한 감동을 주는 특별한 존재였다.
그러나 그는 안주하지 않았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했고, 그는 누구보다 민감하게 그 흐름을 읽어냈다. 건강에 대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단백질을 가득 담은 '프로틴 쿠키' 개발에 착수했다. 또한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온라인 베이커리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며, 새로운 도전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그의 빵은 이제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 세상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장현호 베이커리위원장의 비전은 개인의 성공을 넘어선다.
그는 지금 대규모 베이킹 스튜디오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제과·제빵을 넘어 다양한 요리 전문가들과 손을 잡고, 자연과 건강을 주제로 한 차별화된 클래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곳은 단순한 기술 전수가 아닌, '함께 꿈꾸고,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빵을 좋아하는 이들, 빵으로 미래를 그리고 싶은 이들에게 열려 있는 새로운 세계. 장현호 명인은 그들과 함께, 또 다른 사랑의 기적을 만들어갈 것이다.
"과거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삶을, 지금은 살아내고 있다."
장현호 명인의 고백에는 담담한 기쁨과 깊은 감사가 스며 있다.
그가 만들어낸 빵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다.
삶에 지친 이들에게 건네는 조용한 응원이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 다시 일어서게 하는 다정한 손길이다.
가난과 눈물, 외로움과 절망 속에서도 한 줌의 밀가루로 사랑을 빚어낸 장현호 명인.
그의 이야기는 오늘도 누군가의 가슴 속에 작은 불씨가 되어 살아 숨 쉰다.
그는 오븐 앞에서 세상을 구운다.
그리고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순간에도, 한 조각의 빵을 통해 세상에 따뜻한 온기를 건넨다.
그 따스한 온기가, 언젠가 우리의 하루를, 우리의 삶을, 다시금 빛나게 할 것이다.
이은지 씨는 베이커리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발효된 르방과 고소한 밀 냄새, 은은한 버터 향이 섞인 따뜻한 공기에 압도됐다.
그 향기를 맡는 순간, 어린 시절 엄마 품에 안겼던 기억이 불쑥 떠올랐다고 했다.
“그저 빵 굽는 냄새였을 뿐인데,
문득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엄마 품처럼 따뜻하고 포근한 향기였습니다.
코끝이 찡해져서 눈물이 핑 돌았어요.”
이은지 씨에게 장현호 명인의 빵은 단순한 식사가 아닌, 가슴 깊은 사랑의 기억이었다.
정수진 씨는 빵을 집어들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표면은 살짝 바삭하지만 손가락으로 살짝 눌렀을 때 부드럽게 들어갔다가 다시 살아나는 반죽의 탄성.
그 순간, 빵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랑'처럼 느껴졌다.
"처음 빵을 손에 쥐었을 때,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꼭 잡은 느낌이었어요.
온기가 손끝으로 스며들면서, 마음 깊은 곳까지 따뜻해졌습니다."
정수진 씨는 그렇게, 손끝으로 전해진 사랑에 조용히 위로받았다.
박지혜 씨는 한 조각의 빵을 베어 물자마자 입 안을 가득 채우는 풍미에 감탄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으며, 르방 발효 특유의 은은한 신맛과 밀 본연의 깊은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달지 않고 자연스러운 깊은 맛,
입안에서 퍼지는 풍미가 마치
잊고 지냈던 첫사랑처럼 가슴을 울렸어요.
한 입 먹는 순간, 빵에 담긴 사랑과 기다림이 온몸으로 느껴졌습니다."
박지혜 씨에게 장현호 명인의 빵은 시간과 정성으로 완성된 예술이었다.
천연 발효 빵 한 조각,
그것은 세상에 대한 고백이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건네는 따뜻한 키스였다.
[안형상 대기자/ 발행인 | 글로벌외식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