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리더는 정답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이 스스로 정답을 찾아가도록 영감을 불어넣는 사람입니다. 우리의 승리는 시스템의 전환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된 '스스로 성장하는 시스템'의 첫 장일 뿐입니다.

1. 닫히는 브런치북, 열리는 질문
경영 픽션 <포화된 상권의 마지막 한 자리>의 최종화가 발행된 지 한 달. 서이수는 본사 총괄 이사실에서 메일함을 확인했다. 메일함에는 새로운 경영 시스템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감사와 피드백, 그리고 전국에서 쏟아지는 창업 컨설팅 요청이 가득했다.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은 정우진 점주가 보낸 편지였다.
서 이사님. 3호점은 이제 더 이상 제 가게만이 아닙니다. 저희 직원들과 함께 '맛있는 유행'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실험실입니다. 저는 이제 '수익의 밀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압니다. 그리고 이 시스템을 위해 저희가 매일 노력할 것입니다. 하지만... 서 이사님은 이제 어디로 가십니까? 이사회에서는 서 이사님이 '맛있는 유행'을 떠나 더 큰 미션을 찾아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서이수는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정우진은 더 이상 과거의 번아웃된 점주가 아니었다. 그는 이제 '시스템의 주주'이자 '변화의 전도사'였다.
그녀는 편지지에 답장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정우진 사장님께.
축하드립니다. 3호점의 성공은 한 개인의 성공을 넘어, 낡은 유행과 착취적 자본을 이긴 상생의 승리였습니다. 저는 사장님이 3호점을 지켜낸 용기를 보았고, 그것이 곧 1200개 매장의 미래 표준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맛있는 유행'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기에, 이곳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2. '성장하는 시스템'에 대한 질문
서이수는 창밖을 바라봤다. 본사는 김 회장의 잔재를 청산하고 투명한 로열티 모델로 완전히 탈바꿈했지만, 여전히 한국 프랜차이즈 시장 전체는 고통받고 있었다. 사모펀드의 무차별적인 엑시트와 물류 마진을 통한 착취는 다른 브랜드들에서 계속되고 있었다.
그녀의 태블릿에는 새로운 미션에 대한 브리핑 파일이 열려 있었다.
[다음 미션: 글로벌 진출 및 착취 모델의 해체]
미션 목표: '맛있는 유행'의 투명한 '수익의 밀도 시스템(KOS)'을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다. 동시에, 한국 프랜차이즈 시장 전체에 만연한 '물류 마진' 의존 구조를 해체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을 주도한다.
남겨진 질문: 투명한 로열티 시스템은 '글로벌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는가? 우리가 떠난 후, '맛있는 유행'은 다시 '낡은 유행'으로 회귀하지 않을 것인가?
이 질문은 서이수가 '맛있는 유행'에 남긴 숙제이자, 그녀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더 큰 문제였다. 시스템은 사람을 바꾸지만, 결국 시스템을 지키는 것은 사람들의 의지이기 때문이었다.
3. 새로운 출발, 더 큰 전쟁터로
서이수는 정우진에게 마지막으로 답장을 마무리했다.
사장님, 제가 떠나는 이유는 '맛있는 유행'이 이미 가장 어려운 미션을 성공적으로 완수했기 때문입니다. 이 시스템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은 이제 사장님들과 새로운 본사 경영진의 몫입니다. 저는 이제 한국 시장을 넘어, 이 모델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증명하고, 동시에 다른 낡은 관행들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경영은 결국 '신뢰'라는 무형의 자산을 만들어내는 일입니다. 사장님과 제가 함께 일군 그 신뢰를 자양분 삼아, 저는 더 큰 전쟁터로 나아가겠습니다.
당신의 헌신에 감사드리며, '맛있는 유행'의 영속적인 성공을 기원합니다.
미래 전략 총괄 이사 서이수 드림.
서이수는 짐을 쌌다. 그녀의 짐은 간결했다. 태블릿 PC, 깔끔한 정장 몇 벌, 그리고 3호점의 낡은 메뉴판 조각 하나.
새로운 여권과 비행기 티켓이 그녀의 손에 들려 있었다. 다음 목적지는 '경쟁이 극단화된 아시아 신흥국 시장'. 그곳은 여전히 '물류 마진 착취'가 만연하고, 사모펀드들이 군침을 흘리는 새로운 격전지였다. 서이수는 이제 자신의 '수익의 밀도 시스템'이 국경을 넘어 통용될 수 있는지, 더 큰 규모의 전쟁에서 증명할 차례였다. 그녀의 발걸음은 망설임이 없었다.
[경영 인사이트]
리더의 역할과 '성장하는 시스템': 성공적인 혁신은 리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물러나는 데 있습니다. 서이수는 '물류 마진 폐지'와 '정률 로열티'라는 시스템을 통해 가맹점주들에게 오너십을 부여하고, 본사의 목표(수익 증대)를 가맹점과 일치시켰습니다. 이러한 '자기 정화 능력'을 갖춘 시스템이야말로 리더가 조직에 남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적 자산이며, 브랜드의 영속성을 담보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리더의 다음 미션은 새로운 표준을 다른 영역으로 확장하여 '시스템의 글로벌 경쟁력'을 증명하는 것입니다.